일기
2011. 06. 29
Growing
2011. 6. 30. 00:09
오늘. 오늘. 오늘.
첫 문장을 오늘은... 이라는 말로 시작하려고 하다보니 갑자기 '오늘'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늘 이라는 단어는 바로 그 '오늘'이어야지만 의미가 있지 않은가. 매일 새로운 오늘이 펼쳐지고, 그 오늘이 내가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길이 된다는 생각에 갑자기 숭고해진다. 뭔가 삶에 대한 내 생각을 조금씩 정리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기쓰기 3일만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언제 또 '오늘 따위 진짜 싫어!' 라고 난리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오늘 내 기분은 그렇다.
오늘은 하루 종일 최근 끝난 프로젝트 한 회차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쓰고, 다음 일을 준비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못 만나지 않을까-라고 걱정했던 정아언니를 만났다.
아-. 결론만 말하자면, 오늘 너무 재밌었다 (ㅠㅠ) 대학 때는 진짜 매일매일 붙어다니다가, 이상하게 서로 일을 시작하고 나서 잘 만나지 못했었는데.. 언니가 결혼하고 나니까 뭔가 더 여유롭게 만나게 된 기분(?). 이 분 뭔가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ㅋㅋ
예전에는 저녁 시간에 만나고 싶어도 빨리 들어오라는 부모님의 성화와 다음날 출근해야 된다는 부담이 있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독립도 했고, 출퇴근도 비교적 물리적 힘과 시간을 덜 쏟게 되었으니 여유가 생긴 것이지.결혼 전 형부가 '친구 빼앗아 가서 미안해요' 라고 얘기했었는데.. 오히려 나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것만 같다. 물론 이것도 오늘 하루 뿐이었고, 아기가 생기면 또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오늘 나는 그만큼 즐거웠다고!
오랜만에 만나서. 역시나 일과 삶과 결혼에 대한 얘기; 누굴 만나도 요즘은 화제가 정말로 비슷비슷하다. 그 내용이야 물론 차이가 많지만.
많은 대화들 속에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건, '아직 더 커야겠다'는 것. 언니는 너무 빨리 더 성숙해지지 말라고 얘기했고, 나는 원래부터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얘기했지만, 그래도 더 철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또래에 비해 성숙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실제로 그렇다기 보다 다른 사람들이나 이런저런 현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가 많고 그렇게 얻은 느낌이나 감상 등을 내 입으로 마치 내가 그런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사실은 난 누군가가 가이드해주지 않으면 이리저리 날뛰는 애일 뿐인데.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공유하고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인생의 큰 기쁨이 아닐까 싶다.
아. 그 사이에 또 다른 오늘이 나에게로 왔다.
사실은 난 누군가가 가이드해주지 않으면 이리저리 날뛰는 애일 뿐인데.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공유하고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인생의 큰 기쁨이 아닐까 싶다.
아. 그 사이에 또 다른 오늘이 나에게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