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두 번째 이야기-호우시절, 허진호
호우시절을 본 후 가장 마음 깊숙한 곳에 남은 것은 나이들어가며 멋있어지는 정우성도, 진한 아이라인 따위 없어도 예쁜 고원원도, 바람소리가 보이는 것만 같은 대나무 숲도, 숨막힐 것만 같은 격렬한 키스도, 다시 찾아온 두근두근한 사랑도, 그 아무것도 아니고 바로 기억에 대한 기억이다. 지진으로 남편을 잃은 메이는 중국에서 우연히 만난 유학시절의 남자친구인 동하와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동하와 다시 시작한 시간, 그 순간의 메이는 남편을 잃은 아픈 기억 따위는 모두 잊은 듯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 그렇게 괜찮아지는 건가봐-"라고 작게 속삭였는데, 상대방으로부터 "너가 얼마전에 썼듯이, 기억을 잊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 이 경우에는 그게 적용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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