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근의 발견들 나는 뻬쩨르부르그 구역에 있는 어제의 그 음식점 앞을 일부러 지나쳐서, 바실리예프스끼 구역으로 가서 커피를 실컷 마셨다. 그 음식점도, 그리고 꾀꼬리도, 내게는 왠지 더욱 밉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상한 성격이지만, 나는 장소나 물건을 사람과 똑같이 미워할 수 있다. 그런 곳 대신에 나는 뻬쩨르부르그에서 내 맘에 드는 곳을 몇 군데 알고 있다. 그곳들은 내가 언젠가 어떤 이유로 해서 행복감을 느꼈던 장소들이다. 그런데 나는 그 장소들을 아껴 두고 일부러 가급적 거기에는 안 가기로 마음먹고 있다. 그 이유는 언젠가 나중에 내가 완전히 고독하고 불행하게 되었을 때, 그리로 가서 실컷 슬픔과 추억에 잠기기 위해서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미성년 上, 열린책들, p.249 스스로 장소에 꽤나 민감한 인간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