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자전거를 끌고 부평도서관으로 향했다. 필요한 책이 있었는데 인천 시내에 있는 도서관 중 그 곳에 밖에 그 책이 없었던 것! 부평도서관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길에 대한 내 타고난 감각을 믿고 그냥 무조건 달렸다.
탁월한 내 길찾기 능력 덕분에 한 번도 길을 잘못들지 않고 부평도서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ㅋㅋ걸린 시간은 약 40분. 차로 갔을 때의 시간에 비하면 약 3배는 더 걸린 셈이지만,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오래 걸린 편은 아니다.
그렇게 상큼하게 도서관에 도착하여 약 다섯 시까지 논문작성에 힘을 다하였다. 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 문을 닫는다는 말에 바깥을 바라보니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중!(젠장젠장젠장) 제주도에서도 비 올 때는 한 번인가 밖에 안 달려봤는데, 게다가 오늘처럼 가볍게 나온 날에 우중라이딩은 좀 무리..아닐까; 고민고민하다가, 오는 길에 고장난 브레이크도 고칠 겸, 부평역 바이키로 향했다. 그 후에도 비가 계속 오면 지하철을 탈 생각으로.
그렇게 시작된 주룩주룩 우중 라이딩! 세상에서 비 맞는 걸 제일 싫어하는 내가! 이 내가! 자전거 때문에 비까지 맞다니! 자전거란 물건은 정말 대단한거다 ㅋㅋㅋㅋ 사람의 본성까지도 누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이 물건 ㅋㅋㅋ 그래도 비가 점점 잦아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바로 그 때. 부평역에 거의 다 온 시점에 반대 쪽에서 오는 다른 자전거를 피하려 핸들을 트는 순간, 미끄러운 부분에 걸려 주우욱 슬라이딩-!!! 휴우... 앞으로 철퍼덕, 주욱 하고 넘어져버렸다. 대로에서 엉엉엉. 뒤에는 노트북까지 주렁주렁 매고 있던 상태라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재빨리 일어나지도 못했다 ㅠㅠㅠ 유유유 다행히도 지나가던 친절한 남고생이 일으켜주고 자전거도 세워주고 괜찮냐고 물어봐주기까지해 쪽팔림이 덜했다나 .... ㅠ_ㅠ 고마워요 학생 흑흑흑 집에와서 보니 무릎부터 팔목, 허벅지 안 쪽까지 죄다 벗겨져 있구나... 불쌍한 것들.
덕분에 고장난 브레이크 + 핸들도 돌아가고 페달도 접히고 안장도 쑥 내려가고; 대충 가다듬고 나의 목적지였던 바이키... 넘어진 장소에서 딱 15초 거리에 있던 그 곳(;;)으로 낑낑. 아저씨 자전거를 보자마자, "어디서 넘어진 거 같은데요 자전거가?" ... 역시 전문가는 달라달라!! 난 당연히 때를 놓치지 않고 "오면서 방금 넘어졌어요 엉엉엉 ㅠ_ㅠ" 하고 나름 하소연을 했더니;;; 다치진 않았냐 조심히 타라고 아주 조금의 위로를 해주셨 ....-ㅅ-;;;;;;; 이럴 땐 정말 류동언이 생각나는구나 ㅋㅋㅋ 류동언이었음 "아이구아이구 에구에구 으이구 이걸어째" 막 그랬을텐데!? ㅋㅋㅋㅋㅋ(아닌가;;?)
게다가 아저씨 나 민망하게 수리도 넘 빨리 끝내주셔서; 수리랄 것도 없이 그냥 브레이크 선이 빠졌던 거라고;;;; 하시면서, 자전거 구조를 좀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뿌리부터 심어주심 ;; 가게에서 나와 전철을 탈까, 자전거를 그대로 타고 갈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비도 멈춰가는 것 같고, 지하철 역 계단에서 자전거 들고 오르락내리락 하기 싫어서 -ㅅ-;;;;
비 온 뒤 상쾌한 공기에 타는 자전거는 정말 최고인 듯! 갈 때는 Blur와 HotChip을 올 때는 My Aunt Mary를 들으며 더더더 신나게 달리고 달렸다! 우후후 멈춘 비 덕분에 자전거 타는 다른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특히 전문적으로 보이는 자전거용 운동복을 타고 달리시는 분들을 보면 완전 위축되는거다 ㄷㄷㄷ 나도 쫄쫄이 바지를 사야 하는 건가;;??? 나도 나름 자전거 즐기면서 꽤 먼거리도 자주 다닌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쫄쫄이 바지의 부재로 인해 마구마구 위축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진지하게 구매의사를 고민해 보겠다.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사실 안보토론만 없으면 그렇게 부담될 것들도 없을 듯 한데... 내가 정말 그걸 왜 했을까.. 후회막심후회막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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