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인상깊게 본 만화 중 하나가 '먹는 존재'라서 제목을 빌려 따와 봄.
* 참고로 먹는 존재는 여기서 볼 수 있다. http://www.lezhin.com/comic/ee 나의 인생 만화 중 하나로 자리 잡을 듯...★
아무튼 원래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몇몇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내가 몹쓸 존재인가? 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심에 있는 이유는 아래 두 가지다.
1. 나는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게 싫다.
2. 며칠을 연속적으로 외출을 하고 사람을 만나면 그 정도 만큼의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요 며칠 간 내 이런 성향에 대한 반응은,
왜 사람을 싫어하니?, 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그럼 평소에는 좋아하는 척 연기를 하는거니?, 만약에 그렇다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돼, 진짜 친구라면 너가 어떤 사람이든지 다 좋아해줄거야, 새로운 다른 사람들하고 만날 때 바리케이트가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주말에 집에 혼자 있을거라고? 난 아마도 널 만나고 싶어할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 보낼거야, 정말 안 나올거야?
대충 이런 배려 같기도 하고 공격 같기도 한 말들을 몇 마디 듣고 집에 오자,
"아니, 그래서, 내가 그렇게 몹쓸 인간이야? 좀 조용히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게 어때서?? 으으으으!!!! 그렇다고 내가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라고!! 그냥 나는 좀 혼자 숨쉬고 생각할 공간이 필요할 뿐!"
이라는 분노 아닌 분노와 실망, 그리고 내가 정말 그리도 몹쓸 존재인가, 그리고 이게 정말 사람을 싫어하는것인가! 라는 의문만 샘솟았다.
사실 나 스스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불편함(?)을 거의 티내지 않는 매우 사회화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점이 사실은 더 나를 몹쓸 존재로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 근데 그렇다고 아.... 나 여기 있는 거 너무 피곤해.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거 너무 힘들어. 할 얘기도, 하고 싶은 얘기도 없는데 쓸데없는 문자 주고 받는 거 너무 귀찮아.... 라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ㅈㄴ 사회 부적응자로 보고 ㅋㅋㅋㅋㅋㅋ 시벌. 뭐가 어찌 됐든 몹쓸 존재네.
걍 생긴대로 살아야지.
오늘 너무 의식의 흐름이다. 흐.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이래서 먹는 존재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거구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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