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여느때와 같이 가슴이 너무 아프다는 둥 슬퍼서 미치겠다는 둥 은유적인 표현 따위가 절대 아니니 오해 따위도 없길.
몸이 많이 약해진건지 올해 나도 모르게 무리를 하고 있는건지...
이상하게 자주 아프다.
게다가 이번 건은 이상하게도 목만 아프다.
목 안에 상처가 난 것처럼 지나친 기침에 자꾸 피가 섞여 나오는데
동네 의원에서 약을 받아 먹은 이후로 계속 휴일이라 이비인후과도 가지 못했다.
어렸을 때, 제발 죽을정도로 아팠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있었다.
왜였을까.
그때의 나는 부모님이 나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어떻게하면 멀리 떼어놓을지 못된 궁리만 하는 괘씸한 아이였다.
그러니 당연히 부모님 시선을 끌기위한 것도 아니었을텐데...
그때는 그저 내가 죽으면 과연 누가 나를 위해 울어줄까
몸이 아픈 것으로부터 오는 고통이 있다면 내 삶은 더욱 더 치열해질까
만일 그렇다면 차라리 아프고 싶어
와 같은, 그 나이에 맞는 우울하고도 귀여운(?) 생각들로 뒤덮여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아픈 게 너무 괴롭고 피할 수만 있다면 제발 피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치열해지지 않아도 좋으니 물리적인 고통은 느끼지 않았으면.
어느새 내 삶에 대해 더이상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싶지 않아진 건지,
아프지 않아도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초연해진 건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그저 다만 그만 아팠으면-
실제로 아파보니 물리적 고통이 -> 치열한 삶, 삶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기는 커녕
아픈 사실에만 자꾸 집중하게되고 연연하게 되어서
오히려 다른 아무것도 신경쓸 수가 없는 상태가 되는 듯
그냥 괴롭다는 사실 외엔,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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