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불까지 끄고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동생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데도 불을 키고 일어나버렸다. 아, 잠이 안온다. 내일은 또 월요일이구나... 갑자기 Y 언니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런데도 왜 우린 이러고 있는걸까-' 그러게요...
요즘엔 이런저런 고민들이 많다. 왠지 직감상 리링언니의 포스팅 중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비슷한 고민 얘기가 있었을 것 같아. 글쎄, 일하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 진로도 그렇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하나하나 다 막막하기만하다. 이런 순간들도 다 지나가고 언젠가는 '좋은 선택이었어' 라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날이 다가올지도 모르겠지만, 아-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 이 순간은 답답함에 그리고 불안함에 미칠 것만 같다고!!!!
나이가 먹을수록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야된다는 게, 내가 이제 철이 든 건지, 아니면 나이가 좀 들면 다들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겁이 많아진건지... 예전같으면 그냥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저없이 선택했을텐데, 이상하게 엄마, 아빠, 동생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교수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마구마구 고민하게 된다. 써놓고보니 그냥 주체성이 좀 없어진 듯. 내 주장에는 꼿꼿하고 당당한게 나름 내 매력이었는데(라고 생각하고 있음).
그냥 지금 모든 상황이 답답하다. 언제까지 이 자리에 머물러 있을수만도 없고, 더 많은 사람도 만나보고 싶고, 더 큰 세상도 보고 싶고, 더 넓고 깊은 마음과 시각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즐기고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난 특정한 직업을 원해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라고 .... ㅠㅠㅠ!!! 라고 외치면 교수님도 아빠도 '너가 아직 뭘 몰라 ㅉㅉ' 이러는 상황이니, 자꾸 나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그게 뭐 어때서!' 라고 발악해 볼만도 한데... 약 2년간 나름 사회에서 구르다보니, 그게 뭐 어때서인게 아니더라는..... 이라는 걸 직간접적으로 배워서 어느 순간 내게 영향력이 큰 어른들의 말을 순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내 인생 내가 책임지는 건데 왜왜왜 ㅠㅠ!!응애
그런 모습도 싫고, 그런데도 딱히 어쩌지 못하는 것도 싫고... 그러다보면 '왜 이러고 있지' 이런 생각만 자꾸자꾸 머리를 스치고... 악순환의 연속. 요즘 여러가지로 다양한 루트를 생각하고 있는데, 그 중 마음이 좀 끌리는 거에 동생이 '그건 안돼, 나도 싫고 엄마 아빠도 반대할걸?' 이라고 얘기해서 괜히 더 싱숭생숭해졌다. 왜 내 인생에 깜빡이 켜고 들어와 ㅠㅠ
요약. 요즘 전 차도녀 컨셉을 버리고 유약한 여자가 되었습니다. 남의 옷을 입은 듯이 어색어색하네요. 이래저래 심리적으로 불안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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