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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ing P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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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사람'이 늘 즐겁고 열정적이고 행복해할 수 만은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모두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대부분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스스로가 늘 즐겁고 열정적이고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고 안타까워하여 어떻게하면 그렇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어떤 관점에서는 그렇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사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다. 

늦은 밤,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는 늘 사는 걸 즐거워하고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다가서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친구는 내가 힘들고 지겹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놀랍고 의아하다고 했다. 굉장히 오래 만난 친한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내가 더 놀랐고 의아했다. 

순간 '이 인간은 그 동안 날 잘못 알고 있었군..'이라는 친구에 대한 서운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그 동안 너무 센 척 했나?' 라는 의문만 남았다. 어렸을 때부터 '행복'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성공'이라는 단어와 항상 맞물려 다가왔던 것처럼, 지금까지 성공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행복해 보이려고 애를 써온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함. 

무덤덤하게 의미없다 느껴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별 문제 없는 척 하는 건 더 이상 좋은 게 될 수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모든 이의 삶에는 높낮이가 있는데 왜 그 단순한 사실을 외면하려 했던 걸까. 적어도 한 동안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 발버둥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냥 이 순간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한 걸음 한 걸음 소박한 행복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지. 언젠간 진짜 모든 것에 눈을 반짝이던 그런 사람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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