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끊은지 정확히 6개월째다.
며칠 전 그냥 오랜만에 커피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게다가 마침 누군가 사온 라떼가 있길래
근무 시간이 끝날 때까지 천천히 천천히 다 마셨다.
그리고는 다음 날 아침까지 입 안에 남아있는 텁텁한 느낌과 울렁거리는 느낌 때문에 불쾌함이 가시지 않았다.
예전엔 하루에도 두 세잔 씩 커피를 꼭꼭 마실 정도로 마니아였는데.
어느 새 또 커피의 부재에 익숙해져 버리다니.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존재의 유무, 그리고 변화에 점점 무뎌져가고 '익숙해짐'에 길들여져가는 듯한 느낌이다.
커피는 내가 그렇게 미치도록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커피를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랑하고 다닐 정도인 걸 보면, 다른 그 어떤 것도 생긴다 해서 어색하지 않을 것이고 사라진다 해서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시간은 분명히 필요하겠지만.
새로 받아온 약이 너무, 너무나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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