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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공연 - 2015


미친듯한 감기로 고통받느라 아무 것도 못하고 침대에만 누워있는 나날의 연속. 오늘로 10일째다. 챕터 하나 드라프트로 마무리 한 주제에 긴장이 확 풀린건지 ㅠㅠ 

어제는 밤새 기침하며 콜록대느라 한 숨도 못 잤다.. 그 동안 해치운 렘십과 코푸시럽과 리콜라가 몇 통 인지 셀 수가 없을 정도... 


리콜라는 종류별로 최소 3통은 상비해 두었다 ㅠㅠ 



공부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 올해 본 공연을 정리해 보기로. 


몇 개 없음. 


5월달에 마룬 5, 폴 매카트니, 그리고 11월에 처치스. 초라하군...... 


1. Maroon 5 at Birmingham Genting Arena 


작년에 비긴 어게인을 보고 마룬 5에 대한 팬심이 솟구침과 동시에 영국 투어가 결정되자마자 바로 예매했다. 표 예매해놓고 거의 5개월을 기다려서 본 콘서트였지만 결과부터 말하면 대 실망이었다. 무대가 그렇게 충격적으로 좋지도 않았고 퍼포먼스도 그닥.. 무엇보다 아담 르바인 목 상태가 안 좋아서 전 날 리버풀 콘서트를 취소하고 버밍엄 콘서트를 강행한 상황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라이브가 정말 별로였다. 듣기도 별로 안 좋고 본인도 부르면서 계속 얼굴 찡그리고 힘들어 하는 게 너무 티가 나서 마음 편하게 즐길 수가 없었다. 진짜 내가 갔던 라이브 중 가장 최악이었던, 마룬 5의 이름값이 너무 아까웠던 공연. 




셋 리스트는 알고 간 거랑 같았고 아담 르바인의 상태가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She will be loved 는 정말 좋았다. 데뷔앨범에서 이런 명곡이 나왔다는 건 정말 엄청난 것.... 앵콜곡 마지막은 Sugar 였는데 뭔가 마룬 5 같지 않은 곡이고 상투적인 느낌의 팝인데 들으면 들을수록 좋은 것.... 다른 곡들은 그냥 뭐야 왤케 노래 못함... ㅠㅠㅠㅠ??? 의 향연이었음. 




나름 가까이서 본 아담 르바인. 



2. Paul McCartney at London O2 Arena 


버밍엄으로 갈까 런던으로 갈까 여러번의 고심 끝에 런던으로 가서 본 폴 맥카트니. 마룬 5와 반대로 폴 맥카트니는 내가 살면서 본 라이브 중 정말 베스트로 자리잡았다. 막상 표 예매할 때는 25만 원 정도 되는 고가에 런던까지 왔다갔다 해야 하는 고생 때문에 부들부들 거렸는데, 정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왜 돈 이것만 받아요 ㅠㅠ?? 더 받아요..... 이러면서 부들부들 거리면서 집에 오게 한 폴 맥카트니. 역시 전설은 괜히 전설이 되는 게 아닌 것. 



우리 자린 원래 스탠딩이었는데 중복 예매가 됐다며 1층으로 밀려남 .. ㅠㅠㅠㅠ 근데 공연이 너무 길어서 스탠딩 했으면 죽을 뻔 했다. 


폴 할아버지의 등장. 70대 할아버진데 왜 이렇게 귀엽죠....?? 수트는 또 왜 그렇게 잘 어울리죠....????? 진짜 외모에 덕통사고 당할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않고 갔는데 실제로 보니 외모부터 행동까지 완전 아이돌스러움 ^^^




가장 놀랐던 건 약 세 시간이 넘는 라이브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물을 마시지 않았고 단 한 번도 휴식시간을 가지지 않았던 폴 할아버지의 체력이었다. 아니 마루니만 봐도 계속 물 마시던데.... 락페 가면 다들 물 마시고 숨 돌렸다 하고 그러는데 왜 70대 폴 할아버지는 지치지 않고 계속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불가사의한 부분이었다. 근데 라이브가 완전 완벽함.... 흔들림이 없고 지친 기색 조차 없고 그런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아서 무슨 CD 틀어놓은 줄. 역시 전설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  




또 한 가지 놀라웠던 건 비틀즈 시절 썼던 곡과 비틀즈 이후에 결성한 윙즈의 곡을 섞어가며 연주했는데, 아니... 비틀즈 곡 좋은 거야 말할 필요도 없는 건데 2013년에 발표한 앨범 수록곡들은 왤케 또 세련된거죠.....?? 소년스러운 비틀즈의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세련된 악기 연주나 사운드에 깜짝 놀랐다. 역시 전설은 전설인 것 ^^^^ 



폴 할배 수트빨 쩐다 다시봐도 진짜.... 왤케 청년이여 ㅠㅠㅠ 



역시 사람들이 제일 많이 감동받고 호응이 많았던 곡은 Hey Jude 그리고 Yesterday 였는데 이 사진이 아마 둘 중 하나 부를 때 찍은 사진인 듯. Hey Jude 를 부를 땐 나도 모르게 존 레논과 아들 일화가 떠올라 울컥했는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걸로 추정된다. 사람들 휴대폰 불 켜서 좌우로 흔들고 기립박수 치고 훌쩍 거리고... 명곡은 정말 명곡인 것. 


콘서트 끝나고 나올 때 Paul McCartney 2014 티셔츠 입고 온 아저씨 봤는데 내년 콘서트에 Paul McCartney 2015 입고 갈 덕후가 내가 될 수도... 그 정도로 폴 할아버지 공연은 그가 살아있는 한 최대한 많이 직접 보고 듣고 싶다. 


3. Chvrches at Birmingham O2 Academy 


처치스를 떠올리면서... 내가 처치스를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되었더라???? 곰곰히 떠올려보니 서태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서태지 소격동이 처치스의 Mother We Share 를 표절했다는 논란 때문에 알게 되었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소격동은 한 번인가 듣고 안 들었는데 오히려 서태지 덕분에 처치스를 파게 된 것 ㅋㅋㅋㅋㅋㅋ 


처치스는 음악 때문에 완전 신비로운 이미지로 나에게 남아있었는데 직접 공연 가보니까... 그냥 로렌이 귀엽다. 엄청 귀여움. 

모든 문장이 이런 느낌 -> 여러분안녕하세요오늘와 주셔서고마와요↗ 


주변에서 남자고 여자고 다들 어우 귀엽다 귀여워 라고 계속 수근수근..  



발로 찍은 듯한 현장 모습... 





그 외에 남자 멤버가 말할 때는 글라스고 액센트가 너무 쎄서 주변에서 다들 또 수근수근 댔다. 쟤 뭐라는거야? 지금 뭐래? 못 알아듣겠어... ㅋㅋㅋㅋㅋㅋㅋ 




평은 라이브를 잘 하고요, 비는 소리 없고 흔들림 없이 잘 함. 확실히 2집 보다 1집이 훨씬 좋고요, 로렌이 귀엽습니다... 몸집이 저렇게 작은데 어디서 저런 파워와 카리스마가 나와서 무대를 장악하는지 모르겠을 정도. 


그러나 이 날의 수확은 처치스 전에 오프닝을 했던 맨션에어 (Mansionair). 처치스랑 같은 소속사라 같이 다니면서 오프닝 액트를 하는데 라이브 잘하고 곡 분위기도 다 좋음. 내 취향 ㅠㅠ 근데 여기도 호주 출신 밴드라 보컬이 말할 때마다 사람들이 또 뭐래? 뭐하는 거야? 못 알아듣겠어.. 라며 수근수근거렸다는 후문이. 


잘 못 알아듣겠어서 쟤네 이름이 뭐라고? 라고 같이 간 영국 친구에게 물었는데 걔 조차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며. 허허허. 


아무튼 맨션에어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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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가고 싶은 공연이 많은데 얼마나 다 갈 수 있을런지. 


우선 마음에 두고 있는 큼직큼직한 공연은 Stoneroses, Muse, Cold Play, Adele 이다. 우선 티켓은 모두 매진이 되었기 때문에 암표를 구해야 하는데... 몇 개나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다 기본적으로 100파운드 정도 하는데다가 시간이 맞을지도 걱정.. Adele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티켓 오픈한지 한 시간도 안 돼서 다 매진된 듯. 암표라도 미리 사 놓으려고 알아봤는데 스탠딩 최저가가 200 파운드??? 에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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