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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the UK

그냥 생활 잡담



다음 주에 데드라인이 걸려있는 게 세 가지나 된다. 1. 철학 수업 그룹 프레젠테이션 2. 리터러쳐 리뷰 초안 (최대 2천 자) 3.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에세이 (최대 5천 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1번은 대충 준비는 거의 다 된 거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헷갈리고 있는 중이고 2번은 지금까지 지도교수님하고 한 작업들을 쪼끔 수정해서 내면 될 듯 하고 3번은... 역시 대충 완성되어 있지만, 하루 이틀 빡세게 밤 새서 마무리 해야될 것 같고.  

1번을 위해 오늘은 팀원들과 모여 오늘 하루를 온전히 보냈으나 여전히 우리는 멘붕 중.. 영국에 와서 재미있는 점은! 영국 애들도 가끔씩은!! 특히 박사과정 중에는!! 영어로 된 리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데.. 사실 내가 한국어로 철학 관련 텍스트를 읽었을 때 힘들게 이해한다는 걸 떠올려보면 그다지 재미있는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 OTL 

우리는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그래도 그들은 영어가 제 1언어니, 나보다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외국인인 나에 비해 어쨌든 이익. 게다가 장학금을 받을 기회도 더 많고. 내가 장학생이 아니라 self-funded student를 알고 나서 '내가 엄청 럭키한 거였구나!!' 라고 깨닫는 그녀를 보며.. '그래. 너가 겪는 어려움에 감정이입을 하려 했던 내가 바보였어' 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면서 더 빡세게 공부하고 생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데드라인이 그렇게 많이 걸려있는데 걍 와인 한 병 샀다. 뭐... 제 정신으론 못 할 거 같기도 했고 (현재 매우 멘붕상태) 걍 스트레스를 알콜로 풀고 싶기도 했고. 맥주가 지겹기도 하고! 테스코에서 걍 세일하는 거 샀는데 괜찮다. 영국은 맥주 소비량이 아무리 많다지만.. 마셔도마셔도 배부르지 않은 와인이 어떤 면에는 더 나은 것 같다. 맛있다. 나파밸리에서 마시던 와인 생각 난다. 미쿡 가고파. 참고로 미쿡의 그 분과는 매우 잘 지내고 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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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끔만 마시고 공부하려고 했는데 거의 한 병을 다 마셔가고 있음! 근데 원래 이럴 때 머리가 잘 돌아가는 법...ㅋㅋㅋ 나만 그런가?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스크립트 정도는 작성하고 잘 수 있을 거 같다. 술김에 슈루루루루룩 맨 정신일 때 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리고 낼 아침엔 후회하겠지. 누가 이런 그지같은 내용을 작성한거야, 하고. 



우리 조에는 영어가 모국어인 애들이 3명, 모국어가 아닌 애들이 나 포함 3명 있는데 걍 다른 애들도 영어로 된 모든 텍스트를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자주 있다고 고백하는 바람에 걍 나두 영어에 대해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게 되었다. 영국애들이 말하는 단어나 표현을 잘 이해 못할 때 걍 맘 편하게 그게 무슨 말이야..??? 라고 물어봄. 그럼 애들이 나름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속으로는 답답하고 짜증낼진 몰라도 ㅋㅋㅋㅋㅋ 걍 워낙 외국애들이 많으니까 그러려니 하는 듯. 

덕분에 오늘 숙어 하나 배웠네. 'you hit the nail on the head.' 정곡을 찔렀다는 말인데... 내가 내 의견 얘기하니까 이렇게 얘기했음. 그래 너네는 영어는 잘할지 몰라도 나는 하드 워커니까... 그냥 당연한 사실을 말한 거 뿐이야. 그다지 정곡을 찌른 것도 아니었다고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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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적기업 관련 글을 '별도'의 블로그를 만들어서 포스팅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걍 여기에 올리자고 생각했다가.. 오늘은 또 역시 '별도'의 페이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알콜을 쪼끔이라고 섭취했을 때 주절거릴 공간이라도 없음 어떻게 살아낼까? 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 



오늘은 남은 와인을 좀 더 마시고 내일은 다시 하드워커가 됩니다. 지금은 금요일 밤이니까요. 

내일은 일어나면 버피테스트를 155번 합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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