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사회화된 INPT라 자부하며 살고 있는데 갑자기 사회화가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INTP의 특징 중 하나는 사소한 감정조차도 이성적인 사고의 절차를 통해 표현된다는 것인데 사회화가 이루어질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결국, 그러한 경향 때문에 나중엔 사이코패스 적인 성향을 보이지는 않을런지.. 혼자 괜한 고민이 되었던 것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난 요즘 뒤돌아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게, 난 요즘 사회생활을 꽤나 왕성하게 즐기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친구 중 한 명은 '원래 다들 그럴 때가 있지. 사람은 변하니까. 그러다가도 또 사람 만나는 게 지겨워질걸?' 이라고 말하며 그냥 생각없이 지금을 즐기라고 충고했다.
그러다보니 '사회화된 INTP'에서 '사회화된'을 삭제하고도 난 충분히 사회화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사회화'라는 것이 내 큰 약점이고 어려움이었기 때문에 (비록 겉으로 티는 나지 않더라도) '사회화'라는 수식어를 붙여야지만 '사회화된' 인간임을 어필할 수 있었으나, 그냥 내 마음 가는대로 발길 가는대로 즐기다보니 그렇게 어려워하고 겁내하던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도 나름 '사회화된' 인간임을 굳이 어필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요즘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고, 이런 얘기를 주변인들에게 할 때마다 '너는 원래 활발하고 사교성 좋은 사람이었는데?'라며 지금까지 너 스스로를 몰랐냐는 타박 아닌 타박을 듣기도 하지만, 난 정말 그 전까지는 어려웠다고 .. ! 지금도 아마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할 것 같긴 하지만,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거리낌없이 이야기하고 친해질 수 있는 능력만은 조금 아주 조금 향상되었음이 분명하다.
언제쯤 이 Social Life를 즐기는 내 자아를 관찰하는 게 지겨워질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나도 나랑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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