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rowing Pains

미팅 끝!


오늘로 미룬 미팅에서 교수는 결국 20분을 또 늦었지만.... 어쨌든 미팅 끝끝끝.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진짜 자식키우는 느낌이겠지- 컨퍼런스 가서 칭찬 받았고 이런저런 오퍼를 받았고 이교수님 저교수님이랑 무슨 얘기했고 글써서 돈 받기로 했고 등등 근황토크 하니까 무지 기뻐하더라. 너무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아주 잘하고 있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거의 소리를 지르는 정도였다. 


그럴 때마다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건지 아님 내가 포장을 잘 하고 있는건지 헷갈리지만, 그냥 잘 하고 있는 거라고 믿고 있다. 


어쨌든, 제일 기뻐했던 건 썸머스쿨에서 유명한 교수님들과 친분쌓고 직접 지도 받았다고 하니까 - 너 그 사람을 지도교수로 배정받다니 완전 럭키했구나!!! 라고 소리지르고, 그 사람들이 이제 내가 무슨 연구하는지 잘 이해했고 기대하고 있다, 라고 한 거랑 돈 받고 연구보고서 부분 작성 하기로 한 거였다. 엄마아빠랑 좋아하는 포인트가 같아서 진짜 이 사람도 부모의 마음이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난 사실 공부 얘기만 하고 싶었는데 자꾸 요즘 한국 상황 어떻냐고 얘기 좀 해보라고 캐물어서 세월호 얘기를 했다. 지금 3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정부에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있고 사람들은 안전, 정부정책, 관료제, 부정부패에 대해 불신이 생겨 정치적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불신과 신뢰 때문에 밖에 돈 쓰러도 잘 안나가서 경제상황도 안 좋다고. 교수는 그 정도일지 몰랐다며, 이미 끝난 문제인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도 전국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잘 해결되길 바란다며 위로를 했다. 


그래도 둘 다 정부정책, 시민사회 쪽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 터닝포인트에 대해 얘기하고 정부와 시민사회와 사회분위기 발전 등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세월호는 아직도 주변 사람들과 그리고 한국 사람들과 깊게 이야기 하기가 어려운 주제다. 얘기를 꺼내게 되면 밀려오는 슬픔이라던가 무력감 때문에 에휴..... 로 대화를 마무리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니면 대화가 너무 극단적으로 진전이 된다던가. 그래서 오랜만에 교수랑 그런 얘길 하니까 감정이 다시 슬퍼지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안정이 되었다. 


얼마 전에 런던에 갔을 때 세컨드 지도교수랑 잠깐 만나서 얘길 나눴는데, 진짜 두 명이 날 대하는 방식은 너무 다르다. 메인 교수는 진짜 엄마같은 느낌으로 이거 했니 저거 했니 이건 어쩔거니 저건 어쩔거니 이건 이렇게 하는게 어때 저건 저렇게 하는게 어때 라고 챙겨주고 방향을 제시하고 끌고 나간다면 세컨드는 박사 끝낸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도 무지 열정적이다. 우선 너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봐라고 얘기하고 내가 문장을 시작하면 하나하나 문제제기를 한다. 그리고 절대 휘적휘적 가게 두지 않는다. 내 스스로 계획을 명확하게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서 꼼꼼히 세밀하게 일을 진행하길 원한다. 그래서 가끔 좀 귀찮을 때도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할 때도 있지만, 두 사람의 스타일이 너무 다르고 나 또한 좀 허당인 편이기 때문에 세컨드의 방식이 도움이 될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아직까지는 두 명 다 너무 좋다. 


한국에 들어오니 글을 쓰고 강의를 해서 돈 벌 일이 꽤 자주 생긴다. 심슨에서 "저 대학원생 1년 동안 60만원 벌었대 ㅠㅠ" 라고 했지만 난 이미 60만원은 벌었지롱 ㅠㅠㅠㅠㅠㅠ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앞으로 계속 2군데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기로 했고, 한 기관에서 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부분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는데 액수는 엄청 크진 않지만 그래도 4개월 정도의 집세와 밥값 정도로는 쓸 수 있을 것 같다. 글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로서도 우선은 내 생각이나 모아온 자료들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 교수가 강의도 시켜준대고. 특강을 시켜준다는 건지 TA를 시켜준다는 건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학교에서도 쬐끔 용돈이 들어올 것 같고. 시험기간에 제발 시험감독 해서 용돈 좀 벌고 싶다 ㅠㅠㅠㅠ 왜 시험감독 찾을 때마다 난 학교를 옮기고 필드워크를 오고..... 타이밍이 더럽게 안 맞음. 


블로그를 교수와의 대화, 교수와의 생활, 지도교수와 친해지기 이런 주제로 특화해서 쓰면 인기 많으려나......... 음. 



'Growing Pai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아 부지런해지자  (0) 2014.08.27
주말 아침의 Begin Again  (0) 2014.08.25
-  (0) 2014.07.28
저렇게 한가득 자랑을 늘어놨지만..  (2) 2014.07.15
*주의* 자랑가득포스팅  (3) 201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