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드디어 4년 간 끝나지 않는 밤을 보낸 일종의 대가인 학위증을 받았다. '졸업'이라는 단어에 고등학교 때까지는 굉장한 의미를 부여해왔던 것 같은데 그건 아마 졸업이라는 행사를 내 삶에 있어서 하나의 기점으로 여겼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시작이라고 여겨지는 졸업을 통해 앞으로의 목표를 재설정, 보완한다거나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물론 졸업일과 업무마감일이 겹쳐 전날 새벽까지 마무리 작업을 해야했으며, 졸업식이 시작하는 시간에 겨우 일어나서 '졸업한다'는 현실적인 느낌이 떨어져서 였을수도 있겠지만, '졸업'이라는 게 더 이상 내 인생의 연장선상에 있어서 그다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라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순간순간의 변화와 장기적인 바람을 얼마나, 그리고 또 어떻게 이루어나가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학위와 같이 물리적인 기점들은 그러한 과정의 한 부분이고 물론 때로는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최종목표가 될 수 없고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것을 두고, 여기저기서 "대학원은 왜?"라는 질문이 밀려들어왔다. 게다가 "왜 그 대학원을?" 이라는 질문도 함께.
그 질문들에는 대학원 가서 무엇하냐, 스스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충분한 고찰(?)을 해 보았느냐, 공부는 혼자도 할 수 있는데 왜 학위를 따려하지? 등등 원론적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의미들이 모두 담겨있었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스스로의 대답은 다음에 언급하기로 하고, 간단히 말하자면, 이 선택에 아주 굉장한 고민의 시간을 쏟아내지 않았던 것은 장기적으로 "어쨌거나" 내게 필요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결론을 내기까지 정말 소소하고도 잡다한 Supporting Idea들을 만들어냈지만, 우선은 여기까지만.
누군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한 선택과 고민을 했어야 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엄청난 사회적 명예나 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 있든 나는 내 자리와 사고, 그리고 나 자신에게 믿음을 가지고 <뽜이팅>하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스스로의 성장에 있어서 물론 장소나 위치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할 사람은 어디서나 하고, 될 사람은 어떻게든 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내가 할 사람이고 될 사람이라는 것에 또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스스로라도 믿고 행동하는 수밖에.
내 일이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냈으면 한다. 어떤 일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물론 그것이 아무 일이나 되어서는 안된다. 직업과 사회적 활동이 일치할 수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라도 어떻게든 스스로의 노력과 움직임이 멈추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행복은 타인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의 행복을 만들어내는 행위는 그래서 소중하고, 그래서 누구나 나 자신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 반드시, 학위를 딸 것인가 말 것인가 보다 더 고민의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으악 15분만에 후루룩. 무슨 말인지 나도 잘 모르겠 ................지만 어쨌든.
졸업에 대한 더더더 사적인 단상은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