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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곳의 초대

번지점프를 하다-의 그 곳, 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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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를 하다, 촬영지

갈음이를 처음 간 건 고3 겨울, 그러니까 아마도 2003년 12월에서 2004년 2월 사이일 것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중에서 늦은 밤 키가 큰 소나무 사이 모래 밭에서 쇼스타코비치 왈츠2의 흥얼거림에 맞춰 두근두근한 왈츠를 추는 장면을 보고, 저 곳에 가보고야 말겠다고 결심한 후 약 1년 후, 결국 어딘지 찾아내 가고 만 것.

처음 간 겨울 갈음이는 고요함과 깨끗함 그 자체였다. 운이 좋게도 바다에는 박하와 나, 단 둘 밖에 없었고 우리는 바다 끝에서 끝까지 걸어 다니며 중간중간 보이는 바다생물(-_-)의 정체에 신기해하며 그 시간을 즐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의 처음 타보는 시골버스와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바다는 막 지친 수능을 끝낸 우리에게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음이 분명하다.

두 번째로 간 것은 2004년 여름,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바다에서 우리는 한참을 놀았으며, 결혼할 때까지, 결혼하고 나서도 매년 여름마다 이 곳에 함께 오기를 다짐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역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발동한 2005년 여름. 2004년에는 함께하지 못했던 친구들까지 같이 갔었던, 그리고 어둡고 고요한 시골 밤 평상에 앉아 소주잔 기울이며 나누던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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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는 모두 외국으로 나가거나, 취업을 하거나 해서 그 때의 멤버들과는 갈음이에 다시 가지 못했다. 대신 2007년 봄, 오랜친구인 한글이와 함께 거의 충동적으로 방문해 모래에 한참동안 누워 이런저런 지금까지의 이야기, 미래에 대한 이야기 등 소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들을 나눴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래에 유치한 장난들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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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갈음이





총 네 번을 다녀왔는데, 갈음이는 언제 가도 누구와 가도 항상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이제는 조금씩 유명해져 가까운 곳에는 골프장도 생겼고 여름에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언젠가의 여름에, 지난 여름 동안 함께 했던 친구들과 혹은 다른 누군가와 그 곳에 다시 갈 수 있을까?







* 버스로 갈음이 가기
 태안 버스 터미널에서 하차해 군인아파트로 가는 버스(절대 정확한 노선 혹은 번호는 알지 못 함) 를 타고,
 군인아파트에서 하차.
 갈음이 해수욕장이라고 적혀 있는 간판의 방향을 따라 약 20분 정도 도보.
 태안 버스 터미널에서 갈음이까지 들어가는 버스도 있으나, 드문 편이므로 걷기 싫다면 확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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