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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the UK

온기를 전하는 행위


친구로부터 청첩장을 받았다. 멀리 있는 나에게 굳이 결혼 소식을 알리지 않아도 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멀리 있어도 카톡이나 전화로 결혼 소식을 직접 알려주거나, 때로는 꼭 집으로 청첩장을 보내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청첩장.. 허례허식이라고 일부 생각했던 면도 있었는데, 솔직히 집으로 청첩장 보내주면 기분이 되게 좋다.. 헤헤헤 




나도 먼저 연락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라.. 게다가 멀리 있으니 연락이 끊기는 일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의 인연의 끈을 잡아주는 느낌이라 뭐.. 챙김받는 느낌이라 좋고 그래. 이런 생각 할 때마다 나도 먼저 연락 좀 하고 챙기고 그래야지 ㅠ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러다보니 늘 먼저 챙겨주는 사람들에게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는 거 같은데 진짜 나는 그들에게 더 잘 해야 한다.. 하.. 


아무튼, 이번에 받은 청첩장에는 친구가 짧막한 편지와 함께 여행할 때 찍은 사진을 넣어서 보내줬는데, 이게 내 하루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따뜻했다. 이런 청첩장은 몇 개를 받더라도 마냥 좋을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래서인지 이렇게 멀리서도 청첩장을 받으면 결혼도 더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게 되고 결혼 후에도 우리 우정은 변치 않을 거 같은 그런 느낌... 이라 뭔가 안심이 된다 해야 하나. 바쁜 중에 멀리까지 우편 보내준 것도 고맙고. 


내가 진짜 멀리 있긴 한가보다.. 생각이 드는 게 문자나 카톡 이런 거보다도 손으로 쓴 카드나 엽서를 받으면 한국에서의 거리감을 느끼는 동시에 우와 우와.... 여기까지 이런 걸 보내줬어...!! 이러면서 괜히 감동하고는 하는 것 <- ㅎㅎㅎㅎㅎ 가끔 남자친구도 안 보내는 이런 손편지를 보내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은근히 힘이 되곤 한다. 뭔가 난 혼자지만 진짜 혼자는 아닌 거 같고. 


손편지 외에도 전화 걸어주면 그것도 무지 반가움 ㅎㅎㅎㅎㅎ 요즘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이 카톡으로 연달아 전화를 해서 한 시간 정도씩 수다 떨고 그랬는데, 이런 것도 생각보다 기분이 좋더라. 카페에서 마주 않아 괜히 실없는 얘기를 계속계속 풀어내는 것처럼 그냥 하고싶은 말 다하고 뻘소리도 하고. 수다 자체보단 언제든지 전화하거나 만나도 이런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좋은 거겠지. 


한국을 떠나 오면서 연락 끊긴 사람들도 있고 사이가 예전같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서 종종 친구란 뭘까 인간관계란 뭘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런 온기를 전하는 행위가 엄청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듯... 


하.... 월요일 미팅인데 해 놓은 건 아무것도 없고 이미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그저 멘붕. 이번 미팅은 망했어 ^^^^^^ 쉬파 ㅋㅋㅋㅋㅋㅋㅋ 


하...하멜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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