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아침 달리기를 위해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나가서 스트레칭 하면서 머리를 묶는데.. 갑자기 쫀쫀하던 머리끈이 갑자기 끊어졌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집에 들어가서 새 머리끈을 가지고 나왔다. 그 때만해도 잠이 덜 깬 터라 하품하면서 눈은 거의 반만 뜬채로 달리기 하기 전 경보를 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발에 느껴지는 물컹함...............
개똥을 밟고 만 거........ 아니 진짜 초등학교 때 어두운 뒷골목에서 애완견이 쌌을 법한 초코콘 같이 생긴 개똥이나 밟아봤지... 이건 뭐, 앞 집 리트리버가 쌌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치 사람의 그것과 흡사한 똥이었다.
아 ㅅㅂ.. 조때따를 중얼거리며 누가 개똥 밟는 내 모습을 봤을까봐 주위를 먼저 살피고 (여긴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라 누군가, 특히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봤다면 분명히 와서 말걸고 구경하고 그랬을 거다.. ㅠㅠ), 아무도 보지 않은 걸 확인한 후 눈에 보이는 잔디에 신발을 마구마구 문질렀다. 그래도 신발 밑창에 깊에 박혀 나오지 않는 아이들은 나뭇가지로........ 아 내가 왜 이걸 이렇게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을까.. 쓰는 나도 토나오려고 하는 이유로 여기까지만.. 이후의 과정은 생략하기로 한다 (ㅠㅠ).
오늘 하루 진짜 조심해야겠다. 왜 아침부터 머리끈이 끊어지고 십년 넘게 밟지 못했던 개똥을 왜 하필 오늘 밟았을까...에 대해서 생각하며 슬퍼하던 중, 내 눈에 보이던 바로 그 것.
20 파운드!!!!!!!! 후레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 파운드면 진짜... 우와... 학교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20잔은 사마실 수 있는 돈임 ㄷㄷㄷㄷ 내 인생에 이런 행운이 올 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잃어버린 사람이 집에가서 이 20 파운드를 얼마나 찾았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너무나 미안하지만... 나는 개똥을 밟았을 때처럼 주변에 누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피고 이 지폐를 살포시 집어들어 주머니에 고이 넣었다고 한다..
결론: 개똥을 밟으면 운수가 좋다. 개똥 밟은 것도 말끔히 잊어버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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