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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the UK

다시 태어난다면 프렌치로 태어나고 싶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그럴 수 있다면 프렌치로 태어나고 싶다. 프렌치들하고 얘기하다보면 그 저변에 깔려있는 철학적 깊이나 이해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철학적으로 사고하기를 많이 연습하고 배운 까닭이겠지. 


비판과 수용이 자유로운 사회에서 자란 인간이 얼마나 사고를 유연하게 할 수 있고 본인의 사상이나 관점에 기반하여 관찰한 것들을 얼마나 짜임새 있고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를 겪을 때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읽거나 들으면서 감명을 받거나 모티베이션이 되어 준 것들은 대개 프렌치에 의한 것들이었고 이건 우연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많이 읽고 생각해도 태생적으로 사고가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종종 느끼는데 그럴 때마다 자괴감도 많이 들고 프렌치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한국에선 왜?? 를 묻고 대답하는 게 되게 부담스럽고 뭔가 깊게 뿌리를 파고 들려고 하면 쟤 되게 피곤하고 귀찮고 특이한 사람.... 이라는 취급을 받는 게 대부분이라. 그리고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논의되는 쟁점들은 대부분 철학적 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현상이 이렇고 저렇고 말하는 걸로 그치는데 만족할 뿐이지. 


그런 환경에서 배우고 자란 내가 얼마나 끈기있게 뿌리를 파고들 수 있는가, 그리고 왜? 어떻게? 라는 질문을 하고 답하는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능력에 달렸지만 하다보면 종종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그 동안 이런 행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런 사고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충분히 쌓아놓지 않아서기도 하다. 한국 사회만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성과중심, 성적만 좋으면 칭찬받는 문화에서 자란 게 꽤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프렌치 철학자로 태어나서 좀 더 깊은 통찰력과 그걸 풀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다. 


남자냐 여자냐 선택하라면 당연히 남자.. 만약에 키도 크고 늘씬하고 엄청 매력적이고 똑똑한 모든 걸 다 가진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무조건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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