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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새해니까.. 윤종신 아저씨의 이런 노래 정도는 들어줘야 한다. 그저께부터 약 3일간 계속 듣고 있는 노래. 지나간 해의 정리와 새로운 해의 시작에 어울리는 가사, 그리고 겨울에 어울리는 재즈가 마음을 편하면서 헛헛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겨울은 아무래도 쓸쓸해야 제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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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최대 관심사는 Big bang theory랑 family guy! 빅뱅은 하도 봐서 대사를 외울 지경이다. 물론 영어로 외우면 좋겠지만 그들이 영어로 말을 해도 내 뇌에서는 영어를 한글로 번역해서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family guy는 예전에 봤을 때는 정말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다시 보니까 내용이 꽤 시니컬하고 19세 유머와 욕설 등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중간 중간에 빵 터지는 부분이 있다.
뭐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알고보니 내 남동생을 좋아하고 있었다던가. 그 남자를 가질 수 없다면 대리만족이라도 얻겠어!! 라는 심정으로 남동생을 수면제로 재워놓고 그 남자한테 '내 동생이 너랑 섹스하고 싶어한다'고 하며 강제 성관계를 갖도록 유도하는 장면이라던가....;;; 영화나 드라마였다면 완전 막장이다...라고 생각했을 법한 내용이 애니메이션이니까 미친ㅋㅋㅋㅋ 도대체 저런 생각은 어떻게 누가 하는거야 ㅋㅋㅋㅋㅋ 이러면서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멍청한 내용들은 아니어서 그리고 빅뱅 보다는 좀 더 일상적인 대화가 있는 편이라 회화 공부 하기엔 더 좋은 듯. 근데 슬픈 건 둘 다 미국에서 제작한 거라... 난 영국에 있는데 자꾸 미국 영어를 배우게 된다는 거; 어차피 나 같은 외국인이 얼마나 구분하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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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티비는 거의 안 보는 편인데, 요즘 티비를 보게 된 계기가 핸드폰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인스타그램을 제외한 모든 SNS를 삭제하고 심지어 페이스북이랑 트위터는 계정까지 일시 정지 시켜놓은 까닭에 관심을 둘 다른 곳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그 아이들을 삭제한 이유는 그냥 요즘 스트레스가 심하긴 심한지, 걔네들을 들여다 보는 시간도 짜증나고 그러고 있는 내 모습도 짜증나고 해서 미련없이 지워버렸다. 아, 그리고 요즘 같이 일하고 있는 게 있는데 이 분들이 자꾸 이상하게도 페이스북으로 메세지를 보내고 내 반응을 instantly 받길 원했다는 것도 한 몫 했다. 내가 아무리 페이스북을 누구나와 다 친구합니다. 라는 식으로 오픈을 해놔도 그렇지. 그 이유는 우리가 공적으로 만났어도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내봐요~~ 이런 의미지, 공적인 내용을 페북 메세지로 보내셔도 돼요 ^^ 이런 의미는 아니라서.
뭐 언젠가 다시 살리는 시간이 오겠지만 당분간은 '현실'의 삶에 집중하고 싶다. 카카오톡이나 SNS가 아닌 오프라인으로 그리고 문자와 전화로 접할 수 있는 사람들과 더 어울리고 싶고, 내가 처한 현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도 현실은 히키코모리지만 (ㅠㅠㅠㅠ)...
그리고 그렇게 내가 사라졌다고 해도 연락이 닿을 사람들은 어떻게든 닿게 되어 있으니. 메일이나 블로그, 국제전화도 있으니까 그렇게 문제가 될 일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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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들을 없애면서 든 생각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을 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아". 피쳐폰을 사용할 때를 되돌아 생각해보니,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시간이 나면 책을 읽고 신문을 읽었지, 핸드폰에 고개를 파묻고 쓸데없는 찌라시들을 읽고 의미없는 그룹채팅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았다. 각각의 단점이 있겠지만, 지금의 나에겐 스마트폰이 그저 거추장스러울 뿐. 한국 가도 예전에 한 5년 전에 쓰던 피쳐폰 쓸까 심각하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그렇게되면 내 아이폰은 아마 아이팟 정도의 역할 밖에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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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SNS를 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막 버벅이고 있지만 - 그냥 누워서 뒹굴뒹굴 하다던가, 뭘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다던가, 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린다던가, 습관적으로 주소창에 f나 t를 입력한다던가 등등.. - 곧 다시 이 시간들을 온전히, 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고 글을 쓰고 하는 시간으로 말이다.
다 지우고 나서 보니 내가 생각보다 SNS 하는데 들이는 시간이 꽤나 많았었다는 걸 깨달았다. 페북이나 트위터에 찔끔찔끔 쓰느니 이렇게 블로그에 쓰는 게 훨씬 낫다는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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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호텔 피트니스에서 받았던 한 달 반에 £19 짜리 오퍼가 오늘로 끝나는 줄 알고 부랴부랴 가서 연장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내 멤버십은 매 달 1일 마다 자동으로 갱신된다며... 잠깐 정지시켰다가 몇 달 후에 다시 시작해도 늘 가격은 £19라는 소식을 듣고 엄청 기뻐했다.
처음 가입할 때 direct debit 이라며 뭐라고 막 설명을 해 줬는데 내가 이해를 잘 못 했던 듯 ㅡㅡ; direct debit 으로 가입할 경우에만 주는 offer 라는 뜻을 이제서야 이해했다....;;; 다이렉트 데빗으로 가입하면 가입자가 취소해달라고 얘기하지 않는 이상 매 달 일정한 돈이 무기한 자동으로 빠져나가니까... 가입자가 그걸 까먹고 있을 수도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텐데, 뭐 그런 걸 일종의 niche로 삼아서 제시하는 가입 조건인 듯. 뭐 꾸준히만 서비스를 이용하고 사용하지 않을 땐 취소하는 것만 까먹지 않으면 할인폭이 크니까 나같은 가난한 유학생에겐 더할나름없이 좋은 가입 조건이다 :D
원래는 멤버십 가입 비용 £35? 에 매 달 £37? 인가 내야 되는데 난 멤버십 가입비도 안낸 데다가 여기 사는 동안 계속 거의 원래 내야 되는 돈의 반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니 오 신나신나. 한국에서도 한달에 약 3만 5천원이면... 동네 복지관 체육관?? 갈까 말까 할텐데 진짜 이런 시설에서 이런 가격으로 운동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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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점점 운동 덕후가 되어가고 있어서, 그저께는 20키로 바벨로 스쿼트, 루마니안 데드리프트, 바벨로우 등을 12회씩 3세트를 클리어 했고, 8키로도 무겁던 케틀벨이 이제는 12키로도 가벼워져서 스윙을 막막 휙휙 할 수 있게 되었다.
웨이트 트레이닝 중간 중간에 케틀벨 스윙으로 유산소를 하긴 하지만, 점점 살이 빠지는 데에는 특별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진 않은 것 같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 대신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무게도 내가 힘들게 들 수 있는 정도로는 계속 올려서 근육량을 높이면 그만큼 기초대사량도 올라가고 지방도 없어지는 듯. 물론 더 탄탄해지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먹는 거.. 하.. 진짜 할 얘기가 많아지는데
그저께 BBC에서 방영한 Sugar vs Fat 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유전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조건이 똑같은 쌍둥이 2명에게 1달간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경험하게 하고 그 결과를 보여줬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 두 명의 건강상태나 신체조건 등은 거의 비슷했고 한 달 간 한 명은 지방은 먹지 않고 설탕만 먹고, 한 명은 설탕은 먹지 않고 지방만 먹는 식이를 지속했다. 그치만 여기서 말하는 Sugar나 Fat은 정말 우리가 상상하는 "설.탕"이나 "지.방"이 아니라 몸에 들어가면 분해되어서 설탕 또는 지방으로 변하는 식품군을 모두 포함한다. 그래서 Sugar 쪽에는 채소, 과일, 빵 등..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는 식단, 그리고 Fat 쪽에는 고기, 치즈 등 단백질이 주를 이루는 식단이 자리하게 된다.
중간중간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많지만,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두 명 다 한 달 동안 체중이 감소했다. 따로 운동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결국 Sugar를 많이 먹으면 살찐다. Fat을 많이 먹으면 살찐다 하는 믿음이 퍼져있는데 과학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물론 이러한 극단적인 식이요법은 체중은 줄여주지만 건강에는 매우매우 안 좋다. 그러니 따라하지 마세요..
그럼 도대체 우리를 살찌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추가적으로 한 실험이 있는데.. 아래와 같은 도넛을 사람들에게 주면서 먹고 싶은 걸 골라가라고 하는 것이다.
눈 앞에 아래와 같이 대략 세 가지 1. 글레이즈드, 2. 초코, 3. 초코나 크림 위에 Sprinkles 를 올린 도너츠가 있다면 어떤 도너츠를 고르실건가요??
아마도 당신이 고른 건 글레이즈드...???
실험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레이즈드를 골랐는데 (나 역시..) 그 이유는 글레이즈드가 Sugar 와 Fat이 50대 50으로 완벽하게 조합되어 있는 음식이라 그렇다고 한다. 치즈케이크도 사람들이 맛있다 맛없다를 구분하는 기준이 Sugar와 Fat의 비율이라고.. 50:50으로 조합이 잘 되어 있을 때가 가장 맛있다! 고 느끼고 조금이라도 그 비율이 틀리면 맛이 별로라고 느낀다고 한다.
근데 재미있는 건, 이 sugar와 fat의 조합은 자연속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의 맛이라는 거.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조합이 인간을 가장 살찌게 만든다는 거..
결론적으로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얻어낸 식재료를 조화롭게 이것저것 잘 먹으면 절대 살 찔 일이 없다는 것. 운동을 기본으로 하는 생활을 하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음식 - 인스턴트, 과자, 빵, 케이크 등등을 멀리하면 살 찔 이유가 없다는 건데.. 되게 당연해 보이지만 이미 저런 맛에 길들여져 있는 현대인으로선 멀리하기가 어렵고 그게 왜 안 좋은건데? 라고 물었을 때 대답할 수가 없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나에겐 꽤 도움이 되는 다큐멘터리였다.
보면서 생리학이나 식품영양학을 공부할 걸 그랬나??? 그러면서 또 새로운 세계로 막막 빠져들었다는... 확실히 내 사고체계를 보면 사회과학보다는 순수과학이 더 맞는데 이러면서... ㅋㅋㅋㅋㅋ 하는 거나 잘 합시다.
아무튼 오늘도 의식의 흐름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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