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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지 않은 듯 하다. 한 달 가량 비활성화 시켜 두었던 페이스북이 생각나서 잠깐 들어가봤더니 여김없이 기분이 좋지 않아졌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다 너무나 잘 지내고 있는 듯한 포스팅들이 나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누군가가 - 왜 사라졌냐, 힘들어? 밝게 지내, 라고 말했을 때 나 잘 지내고 있는데 왜 밝게 지내래 ㅡㅡ 라며 살짝 욱하기도 했었는데 그 사람 말이 맞았네. 나 되게 힘들고 밝지 않게 지내고 있는 거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냥 지낼 때 되게 불행하다거나 내 삶은 왜 이따위야.. 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늘 평소처럼 잘 있는데,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지나치게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며 나는 저렇게까진 웃지 못하는데 쟤는 하네.... 삶이 다 완전 행복한가봐.. 이런 생각이 들어서 순간적으로 기분이 바닥을 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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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 너무 잘 지내고 있는데. 딱히 아픈데도 없고 안 좋은 것도 없고 불만도 없고. 모든 SNS에서 사라지고 나니 공부도 더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고.
역시나 페이스북이 문제인 듯. 페이스북은 진짜 들어가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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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전 매우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는 잘 못 지내고 있는 걸수도 있고요. 절대적으로는 잘 지내고 있는지 못 지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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