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작가의 말, 이지만 너무나 강하게 동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을 때 그 사람을 가장 가까이 느끼고 가끔씩은 정말이지 그렇다고 강한 확신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잘 모른다. 넌 나를 너무 몰라 라고 서운한 듯 말했다가 그럼 넌 나를 잘 아니 라는 대답에 알게모르게 더더욱 서운해지는 것은 아마도 그래서일거다. 게다가 그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저 길지도 않은 문장 속에서 중요한 건 바로 노력이다. 제대로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좋자고 하는 사랑에서 노력이라니. 말도 안된다, 고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좋자고 하는 사랑에서 더 좋아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과연, 다른 노력은 가능할까.
난 그동안 참 노력을 안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순간순간에는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할 뿐만아니라 항상 다시 이 순간을 돌아보더라도 언제라도 후회가 없도록 하자고 생각하지만 언제든지 돌아보기만 하면 노력하지 않았던 모습들이 한가득이다. 이런 사실을 그리고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 가끔씩 조금씩은 발전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글쎄, 그것조차 과연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핵심을 잃으면 안된다.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위로는, 쉽게, 아무에게나 할 수 있다. 그리고 절망은, 쉽게, 아무나로부터 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쉽지만은 않은 위로는 너에게만, 쉽지 않았으면 좋겠을 절망 역시 너로부터만. 그러니까 '난 널 잘 몰라' 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자연스러운 노력도 가능하고 절망도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우린 '우린 서로를 잘 몰라' 를 지금까지 인정하기 싫었고 인정할 수도 없었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러니까 이건 결국 나를 잘 몰라해줘, 라는 이야기. 그때야만이 의미가 생겨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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