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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데드라인은 없지만 너무 오랫동안 블로그를 내버려둔 것 같아서 오랜만에 글쓰기 버튼을 누름.
맨날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얘기를 하는 게 정말 답답하고 미칠 것만 같아서 일주일간 런던으로 피난다녀왔다. 런던은 언제가도 좋지만, 이번에는 특히 더 좋았던 게 밤마다 부어라 마셔라 온갖 종류의 알코올을 들이키면서 춤추다 놀다왔기 때문. 그 동안 쌓였던 흥과 끼를 최대한 방출하려 애썼으나 사실은 그것도 부족하였다.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울해 죽을 뻔 했지만, 최대한 스스로의 감정을 누르고 열심히 집까지 왔다. 씻고 일찍 자니 눈을 뜬 시간이 새벽 5시라 그냥 그 때부터 대충 공부를 시작했지만, 학교에 오니 겁내 답답하고 토할 거 같은 건 마찬가지...... 그래서 생각한 게, 아.. 이 짓을 빨리 끝내야 한다. 끝내고 빨리 이 곳을 뜨자!!!!!!! 라는 다짐이다. 난 정말 탈출할 것이다. 이곳을.
내가 이런 말을 하자 같이 사는 분께선 나에게 아카데믹으로서의 자질이 없다, 좀 더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른 길도 고려해보아라. 라고 하셨으나 아니... 공부를 해야하는 현실이 싫은 게 아니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고 한 건물에 미쳐가는 박사과정생들을 다 모아놓은 그 세팅이 싫다니까요.... 안 그래도 죄다 제정신이 아닌 애들인데 걔네들을 계속 한 건물에 모아놓으니 사건이 터져요 안 터져요. 새로운 사람이라곤 구경도 못하게 만들어놓은, 그 감옥같은 세팅이 싫다니까요..... 게다가 주변에 먹고 놀 곳이라곤 하나 없고 있어봤자 존나 시골이고...... 도시여자로 살아온 내가 여기서 삼 년 버텼으면 많이 버텼지, 이게 사는거냐 진짜. 어휴.
그렇게 얘기하니까 원래 아카데믹들은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들을 하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죽치고 혼자 앉아서 그렇게 지내야 되는 거라고 평생......
아.... 네 ......
내가 보기엔 되게 안 그런 사람도 종종 있는 것 같은데, 네 그래요.... 내가 안 해봤으니 뭘 알겠냐... 라는 심정으로 그냥 런던으로 탈출했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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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학계가 그런 곳이라면 난 진짜 맞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주위에 보면 하루에 4-5시간 자고 학교를 절대 벗어나지 않고 계속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애들이 있는데 난 그렇게는 절대로 못한다........ 그렇게 앉아있는다고 해서 모든 시간을 다 공부에 쓰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도 뭔가 잘못되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 있을텐데 그걸 놓지 못하고 그냥 계속 그대로 지내는 것. 나는 그걸 할 수 없고 그리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모든 사람이 다 각자만의 방식이 있겠지만, 난 그렇게 지내면 미쳐버릴 걸 알기 때문에 나름의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
모르겠다... 학계 관련 커뮤니티 같은 걸 봐도 아 다 이상한 사람 밖에 없는 것 같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커뮤니케이션을 저딴식으로 하지???? 이런 생각이 꽤나 자주 드는 걸 보면 뭐 진짜 맞지 않을수도 있고. 나는 일단 쿨한 아카데믹이 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었는데, 왜 주변에서 다들 아카데믹은 쿨-할 수가 없는 직업이야!!!! 라고 얘기해서 자주 동공지진을 일으키고 있다. 내가 넘나 자유로운 영혼인 듭........ 허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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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논문을 끝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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