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려다 쓴다. 새해다!
오늘 낮까진 싱숭생숭했는데 한참 일하다가 밤 열시 쯤 와인 따고 안주랑 같이 마시다 보니 기분이 좋아져서 글쓰기 버튼을 누름 ㅋㅋㅋㅋ
2016년.. 별로 기억이 없다. 그냥 논문 끝낸거???? 그거 말곤 그다지 큰 일이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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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할 사건은 없었지만, 작년에 이별을 겪고 뭔가 현실적인 감각을 지닌 여성으로서 그리고 페미니스트로서 더 성장했다는 느낌은 있다. 스스로를 당당하게 전 페미니스트예요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일상에서 보이는 차별적인 언사들에 대해 당당히 코멘트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자기 주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 그리고 힘든 시간이었는데 쓰다보면 진짜 별별 힘들었던 시간들, 경험들이 다 나오게 되니까 이런 건 추후 따로 글을 쓰기로.. 할 말이 정말 많다. 정말 따로 모아서 글을 써도 A4용지로 스무장? 서른장은 넘게 나올 것.............
아무튼!
올해의 큰 수확은 나 자신에게 더 당당해지게 된 것, 여성으로서 그리고 소수인종으로서 약자임을 인지하고 불의를 겪더라도 쫄지 않기로- 그리고 실제로도 예전에 비해 덜 쫄게 된 것에 있다.
이러한 깨달음에는 올해 사이가 가까워진 친구의 도움이 있었는데 코카시안 남성의 관점에서 여성, 그리고 아시안으로서 약자인 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봐 주고, 내가 이게 과연 차별인가???? 애매하게 생각할 때마다 그건 내가 화 낼 일이 맞다고 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아무리 5년을 살았다지만, 애매하게 느껴지는 뉘앙스나 차별같은 게 있는데 그 문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친구가 옆에서 그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해주면 확실히 덜 헷갈리게 되는 것...
덕분에 올해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몇몇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쓸데없는 관계는 좀 청산하고 스트레스 따윈 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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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를 프로불편러, 프로예민러로 규정하는 게 좋다. 사실은 예민하고 민감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당연히 지켜져야 할 것들을 말하는 것 뿐인데 종종 예민한 사람으로 치부되게 된다. 그래서 프로예민러라는 말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 왜냐면 내가 예민한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둔감한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예민하다고 치부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된다고 생각하고 목소리를 높여야된다고 생각한다. 둔감한 사람들이 자기들이 둔감했었다는 사실을 좀 깨닫도록.
그래서 전 앞으로도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말할 거고요. 필요 이상으로 평가 당하고 비교 당하는 일이 있다면 말할 거고요. 저는 그러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다른 사람 그리고 사회를 위해서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나 자신의 안위와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 전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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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점점 더 한국 가기 싫고요...................... 한국간지 오래돼서 그 동안 바뀌었으려나.... 좀 기대도 하지만, 내가 목소리 높였을 때 얼마나 받아들여질까 그런 고민도 있고. 그냥 20년 넘게 살아온 사회인데 나를 온전한 개인으로서 받아들여줄거라는 기대나 신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한국에 돌아가는 건 회의적이고.
때문에 2017년은 외국에서 직장을 잡는데에 올인할 해가 될 것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몇달 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잡 구할 때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몇 달 동안 좀 구체화가 되었다. 우선 몇 가지 필수로 들어가야 할 키워드를 정했고, 지역도 정했지만 괜히 지역감정 조정할까 싶어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음. 아무튼 인터뷰도 하나 봤지만 연락은 없고.... 앞으로 또 뜨는 대로 어플리케이션 수정하고 지원해야 되고...
일케 정신없는 연말은 처음이다... 뭔 할 일이 이렇게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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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박사 학위 따고, 잡 잡고, 평영과 접영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길. 그리고 더 많은 영화와 연극을 볼 수 있길.
아.......... 이 글을 읽는 분이 있다면 횡설수설해서 죄송해여......... 와인 한 병 다 마시고 지금 헤롱대는 상태에서 쓴 거라....... 아마도 정신 차리면 새 글을 쓰겠읍니다....
그나저나 Happy New Year 이어요 모두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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