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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블로그에 반복적으로 쓰는 말이지만, 끝이 나면 또 다른 시작이 있다. 지난 주, 드디어 논문심사에서 통과했고 곧 5년 간의 박사과정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논문 제출하기 전까지는 제출과 심사, 그리고 취업 생각으로 속이 다 뒤집어질 정도로 울렁거리고 잠도 못자고 쌩쇼를 했는데, 심사까지 끝나니까 그래도 마음이 꽤 편해졌다. 이제 주로 할 일들은 논문 최종 수정, 논문의 페이퍼화, 그리고 취준이다.
취준도 그 전엔 생각만 하면 토할 것 같았는데, 일단 논문이 끝났고, 잡 어플라이 할 때 논문 심사 통과했어요- 언제라도 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처지가 되니 울렁거리기 보단 두근거리고 기대가 된다. 인터뷰도 몇 번 하고 바이바도 하고 커버레터도 몇 번 쓰다보니 어떻게 써야겠다, 말해야겠다는 감이 조금씩 온다. 처음엔 정말 암 것도 모르는 상태로 맨땅에 헤딩했구나... 싶고, 그래서 두렵더라도 하나하나씩 제대로 경험을 쌓아나아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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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바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기록해두자면, 아마 최단시간 바이바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총 질의응답 한 시간은 50분으로 내 생각보다도 훨씬 일찍 끝났다. 그래도 최소 1시간 반은 할 줄 알았는데. 50분 동안 contribution, methodology, future direction 등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질문들이 이어졌고, 이론이나 철학 쪽에서 생각지 못한 질문을 받아서 처음에 버벅거렸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말을 해냈다. 특히 처음엔 분위기 파악 진짜 안되고 긴장만 많이 돼서 계속 질문 다시 얘기해달라고 하고 버벅거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편하게 대화하듯이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50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고, 20분 정도 밖에서 심사관들의 결정을 기다렸다.
결과발표할 때는 지도교수가 내 옆에 같이 앉아서 같이 있어줬는데, 아 진짜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심사 담당한 교수님이 날 보고 제일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 congratulations! 였고 지도교수가 바로 congratulations, Dr! 라고 불러줬는데, 그 순간은 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고 나중에도 많이 생각날 것 같다.
블로그에 박사과정 힘들다고 그렇게 글을 많이 쓰고 찡찡댔는데, 막상 결과를 기다리는 20분 동안 내 마음은 정말 고요하기만 했다. 통과 못하면 어쩌겠는가, 다시 하지 뭐. 1년 더 공부하고 다시 쓰지 뭐. 그리고 통과하면 어쩌겠는가. 4년 반 고생했으니 당연한거지. 이런 무심한 마음이었는데, 교수가 닥터! 라고 불러주는 순간 함께 지지고 볶고 울고 난리친 지난 시간들이 지나가면서, 아 그래도 그 동안 잘 버텨왔구나, 수고했다. 라는 생각 때문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기뻤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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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중에 박사하는 게 이런 건 줄 미리 알았으면 아예 시작도 안했을 거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막상 또 끝나니 잘 버텼다 싶네. 나새끼.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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